강옥선 명창이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강옥선 명창이 전수자들과 공연을 하고 있다.

보은출신 강옥선 명창의 아리랑 공연이 5일 청주아트홀에서 오후 7시부터 성료했다..

강 명창은 1938년 일제의 강제 이주정책에 의해 중국 길림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 정암촌으로 집단이주한 청주, 충주, 보은, 옥천, 괴산의 충북사람들을 찾아 아리랑 보전과 전승에 한 평생을 바쳐왔다.

아리랑은 일제의 박해를 피하고 독립운동을 위해 연변 등지로 이주한 민족의 노래로 한 줄 한 줄의 노래가사에는 고달픈 시집살이의 고달픔과 설움이 푸념처럼 담겨 있다.

아리랑 노래 속에는 현실에 순응하며 고난의 세월을 당당하게 이겨나가는 강인한 충청도 여성의 모습과 시댁식구에 대한 한과 용서, 그리고 며느리로서 말하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삭여야 했던 애뜻함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강옥선 명창(사진 중앙)이 청주아리랑 공연을 하고 있다.

❏중국 길림성 정암촌 아리랑 복원 참여

강 회장은 지난 2003년 임동철 충북대 전 총장이 “정암촌에서 어르신들이 부르는 아리랑이 귀에 들어오더라, 국악협회에서 함께 답사하고 녹취해 우리 지역 청주에 알리자”는 제안을 받고 한국국악협회 청주지회 민요분과 위원장 자격으로 연변 정암촌을 방문했다.

“정암촌에 가기 전에는 중국에서 오래 산분들이라 서로 말도 안통하고 어색할 줄 알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가보니 우리와 똑같이 농사를 짓고 있는 우리 민족 이더라구요, 청주아리랑도 함께 구성지게 부르고, 제가 치는 신명나는 장구가락에 맞춰 춤도 추고하면서 한민족임을 확인했죠.”

정암촌을 다녀온 이듬해인 2004년 강 회장은 ‘청주아리랑보존회’를 결성하고 지금까지 크고 작은 무대를 가리지 않고 청주아리랑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2012년 ‘아리랑’이 유네스코 세계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우리 지역 ‘청주아리랑’도 독자성을 인정받고 있어 보람도 크다. 현재 청주아리랑보존회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지역아리랑 전승단체로 등록돼 있다.

청주아리랑보존회는 2009년 ‘제1회 청주아리랑 한마당’을 시작으로 매년 충북인의 청주아리랑을 알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제8회 공연은 ‘청주아리랑과 팔도아리랑’을 주제로 청주아리랑은 물론 서울아리랑, 해주아리랑, 충청도아리랑, 문경새재아리랑, 보은아리랑, 정선아리랑 등 팔도에서 불려지는 아리랑 곡을 선사해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며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무형문화재 김금숙· 이은관 명창에게 사사 받아

중국 길림성 두만강 축제에 초대 받은 강옥선 명창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보은군 보은읍 학림리가 고향인 강 회장은 어려서부터 청이 좋고 소리를 잘 했던 어머니의 노랫가락을 들으며 자랐다.

소리를 즐기다가 마흔 즈음에 본격적인 소리공부를 시작한 강 회장은 무형문화재 경기민요 김금숙 명창과 서도소리 이은관 명창에게 사사 받았으며, 2000년·2002년 중국 정암촌 청주아리랑 전수 공연, 2003년 청주고인쇄박물관 청주아리랑 한-중학술대회, 2013년 중국문화관광축제, 두만강축제, 2016년 사할린 아리랑축제 공연 등에 참가했다.

❏아리랑과 오케스트라의 만남

강 회장은 청주아리랑의 보존 필요성을 보다 더 폭넓게 알리기 위해 청주아리랑을 음반CD로 제작해 홍보와 보급에 전심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원곡 그대로 녹음과 함께 32인조의 오케스트라 버전, 흥겨운 퓨전버전 등으로 편곡해 무대와 장소에 맞게 청주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지난2014년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주관 ‘아리랑 세계화-지역아리랑 음반 및 영상제작 사업’에도 참여한 강 회장은 청주아리랑 창극, 신·구 청주아리랑 비교, 꿈나무 공연, 강연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청주아리랑이 지닌 정신과 가치를 전하고 있다.

❏3대가 아리랑과 어깨 나란히 하는 날 기대

강 회장은 “그동안 중국, 러시아 등지를 찾아다니며 청주아리랑을 발굴하고 발전시켜오면서 말 못할 마음고생도 많이 했지만 전승자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앞으로도 일제의 만행과 싸우며 시공을 초월해 부르던 청주아리랑이 세대를 이어 전승되는 일에 회원들과 함께 혼신의 노력을 다 하고 싶다.”고 말했다.

활발한 해외교류와 지역아리랑의 교류에 디딤돌이 되고 싶다는 강 회장은 새해에는 충북 시·군순회공연과 서울 국립국악원에서의 청주아리랑 발표회 등을 통해 정선아리랑이나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청주아리랑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강 회장은“ 고향보은지역에도 구전 아리랑이 어르신들이 사이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만큼 발굴하고 복원해 후학들에게 전수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아리랑은 각 지역에 따라 흔히 말하는 수많은 버전과 개사를 통해 지역의 특색을 잘 나타내고 있는 만큼 보은지역에 구전돼 오는 아리랑을 발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민족의 혼이 담긴 교육을 통해 3대가 손잡고 아리랑을 부르는 날을 고대한다.”고 바램을 말했다.

강 회장은“ 이런 꿈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지난 2012년 ‘아리랑’이 유네스코 세계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고, 최근 청주시가 유네스코 기록관을 유치한 만큼 각 지역의 전통문화를 발굴, 보전, 계승을 통한 문화도시로서의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아리랑 전수회관’ 건축 사업이 꼭 이뤄지길 바란다.”고 작은 소망을 밝혔다.

보은여고 1회 졸업생인 강옥선 명창은 청주 아리랑 보전회장으로 민족의 애환이 담겨 있는 아리랑의 구슬픈 가락에 사로잡혀 13년 동안 보은 등의 지역 아리랑 보존과 전승을 위해 아침마다 한복 옷고름을 단단히 매는 것을 시작으로 오늘도 뛰고 있다.

보은e뉴스 admin@boeunenews.com